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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청년기고] 아프리카에서 비는 축복일까(2018.07.16)

등록일2018.07.17 조회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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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고] 아프리카에서 비는 축복일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외사업본부 윤남희 대리


한국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이했다.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장마와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의 영향으로 올해도 역시나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이에 정부에서는 신속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붕괴 위험시설에 대한 점검활동을 추진한다고한다.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을 통제할 관리본부가 있고 이를 뒷받침할 국가 인프라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다행스레 느껴진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몇몇 아시아 국가는국가적 인프라가 굉장히 열악하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상하수도 시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태풍이 발생한 아시아 혹은 아프리카지역의 국제뉴스를 보면 엄청난 물살에가옥이 침수된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갑자기 폭우가 내린 탓도 있겠지만,폭우 전에 재난을 대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러한 국가에 비가 쏟아지면 비는하수도 시설로 흘러 들지 못하고 한순간에 큰 물살을 만들어 도로를 삼킨다.발목까지 잠기는 일은 예삿일이고,혹시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면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달6월,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에 출장을 다녀왔다.아프리카 국가들은 계절을 건기와 우기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시에라리온은 5월부터 10월까지가 우기이다.그 중 7월부터 9월까지 꽤 큰 비가 내린다.작년8월 13~14일 양일간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내 리젠트 산(Regent mountain)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써 50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또 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이번 출장에서 만난 지나(Gina,가명,4세)는 그 산사태로 부모님을 잃었고,마찬가지로 산사태로 남편을 잃은 이모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갈 곳 없는 지나의 이모는 산사태 난민 캠프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가건물에 모여 살고 있다.이마저도 건기가 되면 건축 공사를 다시 시작하기때문에 이모와 지나는 그 집을 나가야 한다.


시에라리온 슬럼지역은 비교적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우기 때 특히 피해가크다.시에라리온의 도심 슬럼 가옥 형태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했다.슬레이트로 얼기설기 지은 집들은 저마다 무릎께에 오는 문턱을 가지고 있다.물이 물살을 이뤄 흘러갈 때 집 안으로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시에라리온 슬럼에는 다양한 가족들이 산다.에볼라로 부모를 잃고생계를 위해 쓰레기를 주워 팔며 할머니와 사는 아이,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를 돌보기 위해 물을 길어다 파는 어린 이모,피임법에 대해 교육받지 못해 어린나이에 임신한 후 시장에서 물건을 옮겨주며 돈을 버는 소녀 등 셀 수 없이 많다.그런데 이 아이들은 모두 우기 때 생계가 막막해진다.아이는 비가 오면 나가서 쓰레기를 주울 수 없고,우물가에서 물을 길어다 어부들에게 팔던 이모는 더 이상 물을 팔 수가 없으며,물건을 나르던 어린 임산부는 일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시에라리온 정부는지난 산사태 이후로리젠트 산에 물길을 확보하고,벌거 벗겨진 산에 나무를 심는 등의 재건의 노력을 하고 있다.또한 올해 3월,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국가 환경정화의 날’을 제정할 만큼 국가 분위기 쇄신에 열심이다.하지만 아직 국가만의 자력으로 일어서기엔 부족하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내전, 2014년에 발생한 에볼라, 2017년 산사태까지.한 국가에 가혹하리 만치 많은 고난이 이어졌다.


국가의 재건을 돕는 것은 그 국가의 힘도 있겠지만 전 세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물을 긷기 위해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지금 시에라리온에는 그러한마중물이 필요하다.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지난 산사태 후,산사태 이재민 대상으로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하고,심리사회상담을 통해 트라우마 극복을 도왔다.현재 코이나두구(Koinadugu) 지역 내에서 여아중심 초등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기는 축복이다.순식간에 눈 앞에 물보라를 만들어 낼 만큼 엄청나게 퍼붓는 아프리카의 비는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새생명을 깨운다.아프리카 농부들은 우기를 맞아 씨를 뿌리고,농작물을 거둔다.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축복을 아직 아프리카의 슬럼지역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준비가 되지 않은 축복은 재앙이 되고 만다. 70억 명이 넘는 전 세계 인구는 빗물과 지하수,호수,강으로 이루어진 0.5%의 담수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그만큼 빗물은 소중하다.소중한 빗물이 혹시나 재앙으로 번져 우리 아이들을 휩쓸어 가지 않도록 국가와 우리 시민사회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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