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가나 소식] 부모 교육이 곧 아이 교육입니다

2020.12.09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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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국제개발협력2본부 백소라

 

 

요즘처럼 건조한 계절에 자주 접하게 되는 ‘시어버터’, 많이 알고 계시죠? 이 시어버터는 ‘시어’라는 열매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건조한 사막 기후에도 아프리카 여인들이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 시어 성분이라는 속설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원료 중 하나입니다.

 

오늘 만나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해외사업장은 바로 시어버터의 고향, 가나 북부 어퍼이스트 지역입니다. 가나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전체적인 국가 빈곤은 크게 감소했지만, 아직까지도 북부와 남부 지역의 소득 격차가 매우 심합니다. 특히 재단 사업장이 위치한 북부 지역은 가나에서 빈곤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데, 주민들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가나 북부 및 어퍼이스트에 위치한 재단 사업지역

 

마을의 부녀자들 대다수는 시어 열매를 채취하여 버터를 제조하고, 중간 판매자에게 납품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농사일과 시어버터 제조 작업을 하는 동안, 남겨진 영유아기 아동들은 올바른 보호와 교육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의 초등학생들은 한 학년을 수료했어도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유급률이 타 지역에 비해 아주 높습니다.

 

초등학생들의 유급 원인은 영유아시기의 학업준비도(School Ready to learn)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학업준비도’란 아이들이 학교 교과과정에 따라 학습을 하고, 학교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학업준비도는 가정 및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의 교육, 자극, 놀이 등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자식을 건강히, 잘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꿈이지만, 이 지역은 전반적으로 영유아 교육 및 발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부모님과 지역사회주민들이 자녀양육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더 나은 부모가 되고 싶은 가나 주민들의 마음과,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2012년부터 가나의 빈곤 지역인 북부 및 어퍼이스트주에서 지역정부 및 지역사회와 함께 공교육의 울타리 밖에 있는 영유아 아동들의 발달과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영유아 부모교육사업, 영유아 교사 교육, 시설 개보수 등을 수행했습니다.

 

 

열정 넘치는 부모교육 현장, 교육을 통해 역량강화를 한 영유아센터 교사의 경험담,

시설 개보수를 통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가나 아동의 이야기를 영상을 통해 확인 해보세요.

 

새로운 지역역량강화센터에서 시작되는 부모교육사업

영유아 아동들에게 배움의 터전은 각 가정을 포함한 온 마을입니다. 재단은 각 가정과 마을을 아동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의 일환으로 42개의 마을 내에 지역역량강화센터를 건축하였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영유아 부모 그룹을 대상으로 매주 부모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단은 센터를 짓기 위한 건축 자재를 마련하고, 지역사회에서 영유아 교육 요원 선발 및 교육을 지원하였고, 그 외의 노동력과 토지, 자재 보관은 마을의 자발적인 기부로 이루었습니다. 지역역량강화센터는 부모교육장이라는 본래의 취지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 놀이방, 시어버터 작업장,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기 위한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완공된 지역역량강화센터 앞에서

 

“부모그룹은 센터 건축에 힘을 보탰어요. 벽돌을 만들고, 벽과 바닥에 시멘트 칠을 했습니다.?건축기간이 건기여서 건축 용수를 멀리서 길어 와야 하는 일이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을 한 가운데 센터를 짓는 일에 보탬이 되어 정말 뿌듯했습니다. 주기적으로 환경정화활동을 하면서 센터 안과 밖을 깨끗하게 하고 있습니다.”

- 부모교육 참여자 인터뷰 중 -

 

우리 재단의 영유아 부모교육에는 특별한 교재가 있습니다. 바로 ‘캘린더’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가나의 공식 언어가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농촌 지역의 93.9%가 영어 대신 지역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재단에서는 영유아 발달 과정을 그림과 간단한 문장으로 만든 캘린더를 지원하였습니다.

 

캘린더는 총 5개의 발달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자아발달, 신체발달, 관계, 상호이해,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센터에서 진행되는 부모교육은 모두 이 캘린더로 진행됩니다. 부모들은 자녀의 발달시기에 맞는 캘린더 그림을 집 안의 벽에 걸어놓고, 자녀들에게 필요한 자극은 무엇인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며 자녀의 신체 및 정서적 발달을 촉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LTP 캘린더의 생후 0-2개월 부모의 역할 중 일부

 

캘린더로 교육을 받고 있는 부모님들

 

“캘린더 내용대로 아이가 발달하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우리 아이가 어떻게 자라날지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었어요. 강사님과 실습을 할 수 있어서도 좋았고요. 아이가 눈 맞춤을 통해 부모와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뒤에는 아이와 최대한 눈을 많이 마주치고 반응해 주려고 노력해요.”

- 부모교육 참여자 인터뷰 중 -

 

라디오로 듣는 영유아교육 토크쇼

이곳에는 재단의 영유아 부모교육 지원사업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또 다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특별한 점은 바로 영유아 교육과 발달, 양육지식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지역정부와 파트너십을 토대로 교육청 소속의 교육 전문가와 함께 매주 영유아 교육과 관련된 여러 주제를 가지고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현장의 모습

 

이 지역에는 TV가 없는 집이 많기 때문에 라디오는 아주 중요한 채널입니다. 토크쇼가 끝나면 Q&A 시간이 있는데, 그날의 주제에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는 주민은 누구나 라디오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어 질문할 수가 있습니다.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이 목격되기도 할 만큼 반응이 뜨겁습니다. 42개 마을에서 직접 부모교육을 받는 사람들 외에도 더 많은 부모님이 육아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힘쓰는 라디오 토크쇼 패널분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나비나 지역사회 라디오 방송국 앞에서 패널들과 함께

 

모두가 이 사업의 주인공입니다.

이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영유아 부모교육 사업이 가나 국가교육정책과 잘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가나 교육부 공무원 분들, 그리고 교통이 불편한 42개 지역사회 곳곳을 밤낮 없이 오토바이로 다니면서 더 필요하거나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시는 현장 사업담당자분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분들은 바로 지역사회 부모님들입니다. 부모님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이 사업은 이렇게 열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나 교육부 공무원, 현장 사업담당자, 지역사회 부모님과 함께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우리가 가진 귀중한 것을 함께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얼마나 값진 것을 지니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 아프리카 격언 -

 

가나에서도 가장 열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인 이곳에서 영유아 자녀를 위한 부모님들의 노력이 열정적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가나 북부지역의 아동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자신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저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세요!

 

 

*상기 사진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촬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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