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나는 탈리베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19.09.20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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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국제개발협력1본부  이유하



아프리카 세네갈의 어느 지역이든 길거리를 거닐다보면 누더기 같은 옷차림을 한 ‘탈리베(Talibe)’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열살 무렵의 어린이부터 열너댓살의 청소년까지 앳된 얼굴의 그들은 조그만 양동이를 들고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들이 지나가면 돈을 요구하곤 합니다.


하지만 탈리베들은 사실상 거지가 아닙니다. 세네갈에서 탈리베란 이슬람 학교인 다라(Daara)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배우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소속이 분명한 학생의 신분으로 탈리베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길거리에 나와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탈리베들은 대개 다둥이 가정에서 자라나 성장합니다. 이들의 가정은 끼니를 잇지 못할 만큼 가난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들을 다라(Daara)에 보내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음과 동시에 무료로 코란 교육을 받게 할 수 있어,부모들은 자녀를 다라에 보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다라에서는 양육 및 교육비를 명목으로 금욕과 인내라는 방침을 세우고, 어린 아이들의 작은 손에 깡통을 쥐어주고 거리에서 돈과 음식을 구걸해오도록 강요합니다. 지도와 훈계를 목적으로 폭력과 학대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탈리베들도 다라에서 수업을 받습니다. 벽이 허물어져 제대로 된 교실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수십여 명씩 붙어 앉아 코란 수업을 듣는 아이들. 하루 2시간씩 코란 수업을 듣고 나면 또다시 밖으로 나가 구걸을 해야합니다.


부모의 가난으로 인해 자신들의 의지와 선택과는 다른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재단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어린이재단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세네갈에서 '다라 플러스(Daara Plus)'라는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다라의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하여 탈리베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탈리베 아동의 권리 신장을 위해 탈리베를 대상으로 한 후속 아동보호사업을 기획 및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아동, 부모, 지역사회,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아동 보호 및 아동 권리 인식을 증진시키고, 지역사회 내 아동보호 체계를 구축하여 탈리베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다라에서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습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사람들은 여성 지역사회 주민인 데이 다라(Ndeyi Daara)들인데요. 데이 다라들은 다라 인근에 거주하며, 탈리베들의 필요를 살피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동보호사업을 통해 소규모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아 친환경 재료로 비누를 만들고, 천을 직접 염색해 판매합니다. 이 소득으로 탈리베들에게 필요한 영양식을 제공하고, 학업 용품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때로는 엄마처럼 탈리베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역할까지 맡고 있답니다.


세네갈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탈리베들이 거리에 나와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후원자님의 도움을 통해 탈리베들이 더 이상 길거리가 아닌 그들의 학교에서 여느 다른 학생들처럼 배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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