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업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 몸이 굳고 떨리는 6살 내 아들, 덜 힘들 수만 있다면…

2021.05.06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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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굳고 떨리는 6살 내 아들, 덜 힘들수만 있다면…

 

-희귀 난치성 ‘뇌전증’ 앓는 지환이
-이름도 낯선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가장 심한 뇌전증으로 치료 어려워
-6개월때 발작으로 뇌세포 1/3 손상…먹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해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을 앓고 있는 지환이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요란한 경고음을 냅니다. 지환(가명·6)이의 산소농도 수치가 90 아래로 떨어졌단 알림입니다. 지환이 할머니가 재빨리 지환이에게 인공 호흡기를 달자 산소농도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사진 제공=한겨레

 

 

희귀 난치성 뇌전증과 뇌병변 장애가 있는 지환이는 홀로 호흡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지환이가 앓고 있는 병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뇌전증 중에서도 증상이 가장 심한 병으로 약물이나 수술 등으로도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뇌전증 등으로 폐의 절반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잦은 경련 뒤엔 목에 가래가 찹니다.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고, 몸을 스스로 가누지도 못합니다. 지환이 할머니와 아버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환이 곁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병명 찾는데만 1년…. 갈수록 악화되는 몸 상태

생후 6개월 정도가 됐을 무렵, 심각한 경련을 일으킨 지환이. 발작은 1시간 이상 지속됐습니다. 병원에선 맞는 약이 없다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할 정도로 방법이 없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고비를 넘긴 뒤에야 겨우 진정됐지만, 지환이의 뇌세포는 이미 3분의 1이상이 죽은 상태였습니다.

 

절망과 안도가 여러 차례 교차한 끝에 아버지는 지환이의 병명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곧이어 미토콘드리아 근육병종 진단도 받았습니다. 근육 경련과 함께 각종 장기 기능이 저하되는 병입니다. 지환이가 돌을 갓 넘겼을 때의 일입니다.

 

 

 

 

지환이의 팔과 다리, 허리는 조금씩 굳어가고 있습니다. 고개를 혼자 돌리거나 몸을 뒤집지 못합니다. 폐의 한쪽은 어느덧 새까맣게 변해 제 기능을 잃었습니다. 옹알이 수준으로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소리를 아예 내지 못합니다. 하루 세 번 위루관을 통해 투여되는 영양식이 식사의 전부. 당연히 영양섭취는 늘 부족합니다. 올해 여섯 살인 지환이의 몸무게는 16kg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러 약을 써도 경련이 나아지지 않자, 의사는 ‘극약처방’을 내렸습니다. 중증 뇌전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료용 대마를 처방한 것입니다. 의료용 대마는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한 달 약값만 180만원이 들지만, 지환이의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도 다시 일어나는 ‘아버지’

 

“정말 힘들었지만 힘들어할 여유도 없었어요. 아이는 여전히 아픈데 제가 포기하면 다 끝나버리는 거잖아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지환이 아버지는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며 지환이를 돌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사업은 뜻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빚은 금세 4억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지환이는 여전히 아팠고 빚은 쌓였지만, 치료는 끝이 없었습니다. 지환이가 태어난 뒤 우울증이 생겼던 지환이 어머니는 그 무렵 돌연 세상을 떠났습니다.

 

슬픔과 상실감에 빠졌지만 지환이 아버지는 주저앉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서울 생활을 접고 지환이 할머니가 있는 대구 집으로 옮겼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쉼 없이 달리는 이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약값과 의료기기 대여비로만 한달에 230만원. 기저귀와 물티슈, 식염수 등 소모품 비용도 월 20만원으로 만만치 않습니다. 지환이가 아플 때면 각종 검사비와 입원비도 뒤따릅니다.

 

 

 

 

반면 지환이네 고정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 70만원이 전부입니다. 신용불량자인 지환이 아버지는 부정기적으로 식자재 운송 일을 하며 월 150만원가량을 버는데, 일감이 적을 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4년 전 사업에 실패한 지환이네는 아직까지 부채가 6천만원이나 남아 있습니다. 지환이 아버지는 하지정맥류가 있어 식자재 운송을 위한 장시간 운전이 힘들지만 지환이를 위해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매월 소액이나마 부채를 갚으면서 재기를 꿈꿉니다. 모든 건 지환이를 위해서입니다.

 

 

 

 

'지환이가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길 바라는 게 전부입니다'

 

“예전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지환이도 언젠가 걷고 뛸 거란 희망을 가졌어요. 그럴수록 더 실망감이 커지더라고요. 요즘엔 이렇게 힘겨운 고통을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을 해요. 더 나빠지지만 않고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길 바라는 게 전부입니다.”

 

‘지환이가 더 나빠지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는 것’. 아버지의 꿈은 한결같습니다. 지환이네 가족이 오랫동안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지환이와 아버지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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