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시에라리온] 내전으로 얼룩진 슬픈 다이아몬드의 나라, 시에라리온에 가다

2010.07.1914,685

텍스트 축소 버튼텍스트 확대 버튼



1972년 2월 14일.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시에라리온에서 968.9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이 발견되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이 다이아몬드에 '시에라리온의 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로부터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탄소덩어리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내전은 10년 동안이나 계속됐고, 천연자원이 풍부했던 시에라리온은 모든 것을 잃었다. 전체 인구인 450만 명 중 35만 명이 사망했고, 150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4천명의 신체가 절단되어 인구대비 장애인 수는 세계 최고를 기록했고, 평균 수명은 35세로 떨어졌다.

어린이재단은 배우 '박신양'씨와 함께 내전으로 얼룩진 '다이아몬드의 나라, 시에라리온'에 다녀왔다. 




우리가 찾아간 코이나두구 빌리마야 마을에는 손발이 잘려나간 부상자들이 넘쳐났다. 현지인들은 하나 둘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딸을 지키려다 두 손을 모두 절단 당했다는 아버지, 어린 딸의 손목이 잘려나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던 어머니, 반군의 강압으로 친구의 다리를 잘라야 했다던 소년병의 증언이 이어졌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얘기들이었다. 

"대통령에게 가서 너희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걸 보여줘라" 반군들이 시민들의 손을 자르면서 했던 말이다. 정부군에게 자신들의 강인함을 보여주기 위해,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반군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발을 잘랐다.  

전쟁의 기억 때문에 매일 악몽을 꾼다는 한 소년병의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다. "반군의 강압에 마약을 먹고 사람을 죽였다. 사람이 완전히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뼈를 바르는 일을 해서 내 별명이 '본(bone, Qu)'이었다.” 


박신양씨는 현지인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를 듣고 "도무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다이아몬드 때문에 사람들의 팔다리를 잘랐다는 사실이 너무 큰 충격이고 특히 아이들에게 그랬다는 걸 용서하기 어렵다" 며 마음 아파했다.




시에라리온의 깊은 밀림 속에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 온통 진흙범벅이 된 남자들이 사방에 있었다. 이들은 하루 종일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둥그런 체를 이용해 다이아몬드가 포함돼 있을지 모를 작은 돌멩이를 골라낸다. 

광부들이 원석을 발견하면 금세 관리자가 감정한 뒤 가져가 버린다. 이렇게 찾은 원석은 미국 뉴욕, 인도 뭄바이 등에서 세공 과정을 거쳐 수백, 수천 달러짜리 귀중품으로 변신하지만, 정작 다이아몬드를 캔 광부는 하루 끼니 걱정하기 바쁘다.


어린 아들을 광산에 데려온 아버지도 있었다. 부자가 함께 일해도 보수는 식사를 제공받는 정도라고 했다. 아이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학교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고 싶다. 매일 아침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꿈을 꾸지만, 교복도 없고 학비도 없어 학교에 갈 수가 없다. 끼니라도 해결하려고 아버지를 따라 광산으로 오게 됐다"고 했다. 아이의 큰 눈에 눈물이 고였다. 




시에라리온 카발라 지역 형체만 남아있는 폐교에서 흙바닥에 앉아 공부하던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재단은 올해 초부터 학교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신양씨는 아이들과 함께 책상도 나르고 벽에 페인트칠도 했다. 뜨거운 날씨 때문에 힘들만도 한데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박신양씨의 이름을 딴 'park class'가 완성되었고,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책상에 처음 앉아본다는 한 아이는 노트에 뭔가를 열심히 썼다. 잠시 후 자신의 이름을 쓴 노트를 자랑스럽게 내밀며 배시시 웃었다. 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국에서 가져 간 노트와 연필은 턱없이 모자랐다. 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책걸상도 더 필요하다. 교복도, 학년 별 교과서도 아이들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박신양씨는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마련해주거나 마을에 우물을 파는 일 등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며 "한국 국민들도 10년, 20년, 30년 후 친구를 얻기 위해 작은 나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에라리온 아동 후원하기]
 
 

 

챗봇 후원하기 후원하기 챗봇 닫기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