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후기 [봉사단 Dream] 모래벼룩으로 고통 받던 마이클, 기억 하시나요?

2015.11.09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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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간다 키보가(Kiboga) 지역에서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유선희 해외봉사단원입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소식은 바로, 올해 1월에 MBC특별 생방송 <2015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희망의 손을 잡아주세요> 에서 소개 되었던 마이클 삼형제의 이야기입니다.


방송 당시 막내 브라이언과 손은서 친선대사의 모습

혹시 여러분은 모래벼룩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래벼룩(Jigger)은 1mm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기생충으로써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암컷 모래벼룩은 산란기가 되면 흙이나 모래 속에서 지내다가 인간, 소, 개 등 온혈 동물의 발에 파고 들어가 피를 빨아 먹으며 기생합니다. 피부 조직 깊숙이 파고 들어가 모세 혈관에서 직접 피를 흡혈하며 알을 만들기 시작하면 1mm 내외로 가장 작은 벼룩에 속하던 모래 벼룩이 약 1cm까지 자라나 가장 거대한 벼룩이 됩니다. 모래벼룩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염증이 심해져서 피가 나고 발이 짓물러서 걷는 것 조차 힘들게 됩니다.


씻은 발을 보여주는 마이클의 모습

모래벼룩에 감염된 마이클의 발

가난하고 위생이 열악한 곳에 사는 이들일수록 모래벼룩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데, 마이클 삼형제는 정말 심하게 감염되어 있었습니다. 마이클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뇌성마비를 앓으신 이후 거동이 불편 하신 터라, 별 다른 수입이 없이 어려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고, 집은 무너질 듯이 위태롭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쥐와 벼룩이 들끓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일 년 전부터 가족 모두를 괴롭혀온 모래벼룩으로 마이클을 비롯한 두 남동생들은 걷기도 고통스러워 할 정도로 발이 심각하게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공사 이전의 집 모습


모래벼룩을 치료 중인 마을 사람들

다행히도 방송을 계기로, 마이클의 가정에도 여러 사랑의 손길이 전해졌습니다. 마이클 형제를 비롯해서 모래벼룩에 감염된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의료활동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마이클 가족에게 집 보수 공사를 통해 깨끗한 보금자리와 더 나은 생계 유지를 위해 암소 한 마리를 지원하였습니다.


마이클 가족의 집 개/보수 공사 모습

그리고 방송 8개월 뒤인 2015년 9월, 저는 마이클의 안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카물리(Kamuli)’지역을 찾았습니다. 다행히도 가족들 모두 밝고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모래벼룩 감염이 심각했던 아버지와 아이들 모두, 흉터는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이 말끔했습니다. 또 튼튼하게 완공된 새 집안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암소도 물론 건강했습니다. 


모래벼룩이 깨끗하게 나은 마이클 삼형제의 발


마이클 삼형제와 건강한 암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삶을 대하는 마이클 가족의 태도가 놀랍도록 변화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모래벼룩으로 고통 받던 삶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기 위해 새 집안을 매일 청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무기력 하기만 했던 하루를 계획적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마이클 가족의 별명도, 지저분한 ‘Jiggars(모래벼룩들)’에서 부지런하고 깨끗한 ‘Korean family(한국 가족들)’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새로 지어진 집과 마이클 가족의 모습


깨끗한 집안 내부

개인적으로 저는 주요 방송사의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특집 방송을 볼 때마다 ‘저 방송을 통해서 이 아이들이 어떤 도움이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곤 했습니다. 이번 마이클 가족과의 만남은 그런 의문을 톡톡히 깨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이클 가족이 얻은 건 단순히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와 만나는 내내 감사함을 표하던 아버님께 ‘오히려 제가 더 감사 드립니다’라는 대답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대신하였습니다. 


마당까지 배웅 나온 가족들

여러분께도 마이클 가족이 더욱 희망 찬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 부탁 드리며 여기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도 생생한 우간다 소식과 함께 Tulabagane!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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