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과 문제집

돈이 부족해 사지 못한 문제집을 외워오는 열 살 정인이.
거리를 헤매며 주운 깡통 1kg이
정인이와 할머니의 오늘을 책임지는 수단입니다.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집 주변 길가를 돌며 빈 깡통을 찾아 헤매는 정인이.
지팡이 없이는 걷기 힘든 몸으로 힘겹게 깡통을 주워 파는
85세의 연로한 할머니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1학년 때는 깡통 줍는 게 조금 창피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할머니 다리가 아프시니까,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요.

해가 잘 들지 않는 반지하에 살지만
할머니는 전기요금을 아끼려 불도 잘 켜지 않습니다.

저 좋아하는 책도 사주고 싶고, 피자도 자주 사먹이고 싶지. 정인이 크는 거 보고 있으면 그냥 자꾸 해주고 싶어

위험하니 나가시지 말라는 정인이의 만류에도
깡통을 주우러 나서는 할머니.

서점에서 수학 문제집을 눈으로 풀어보고는 돌아서는 아이.
집까지 외워온 문제를 응용해
자신만의 문제집을 만들어 공부합니다.

영재 교육을 제안받을 정도로 똑똑한 정인이지만
마음껏 공부하도록 지원해주기엔 힘든 형편인 걸 압니다.

불평 대신 그저 혼자 공부하고
깡통을 줍고,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씩씩한 열 살.

대장암 완치 판정을 받았던 아빠였지만,
1년 만에 암이 전립선과 임파선, 뼈까지 전이되었습니다.
비급여 치료가 부담돼 수개월째 항암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2년 전 교통사고 이후로 퉁퉁 부어있는 할머니의 다리도
쉬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입원 하신 다음 날이 제 생일이라 재활치료도 못 받고 퇴원하셨어요. 생일날 미역국 먹고 싶다고 말하지 말걸... 할머니가 저 때문에 계속 아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인이의 꿈은 할머니와 아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

제가 자랄 때까지 꼭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버틴 하루가
내일은 조금 더 수월할 수 있도록
정인이 가족에게 희망을 전해주세요.

초록우산은 아동이 가족의 건강과 생계에 대한 걱정을 덜고
아이다운 꿈을 꾸며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후원금은 정인이 가족을 위해 우선 사용 되며, 이후 비슷한 환경에 놓인 국내아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