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회를 맞은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
감사의 마음을 담은 아이들의 편지 한 장이 과연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감사편지 공모전 전·현직 심사위원장 두 분께 여쭤보았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사랑받는 황선미 작가님과, ‘풀꽃’ 나태주 시인.
두 분이 말하는 ‘감사’는 무엇일까요?


“감사는 가장 순수한 감정”
- 황선미 작가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 7~9회 심사위원장 황선미 작가
Q. 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동화 작가이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황선미입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며 아이들과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을 2022년부터 3년간 맡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Q. 3년간 심사하신 감사편지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도서관’에 대한 감사편지가 기억나요.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자 보낸 편지였어요. 편지엔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도서관이 나를 키워줬다며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죠. 사람이 아닌, 공간에 감사를 전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편지였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만학도 할머니의 편지도 기억납니다. 배울 기회가 없었다가 뒤늦게 배우고 글쓰는 기쁨을 알아 행복하다는 말씀이었어요. 읽으며 정말 울컥했죠. 감사는 꼭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삶의 작은 순간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글이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Q. 황선미 심사위원장님에게 ‘감사’란 무엇인가요?
감사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가장 순수한 감정이에요. 진정으로 마음이 움직여야 할 수 있는 일이죠. 감사하는 순간 우리는 살아있음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감사하는 순간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심사위원장님이 감사편지를 쓰신다면 누구에게, 어떤 감사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어머니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사이가 좋지 않았고, 돌아가실 때도 옆에 있지 못했어요. 그런데 점점 제가 어머니 나이가 되어 가면서 참 후회가 많이 됩니다. 이제라도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Q. 앞으로 감사편지 공모전이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까요?
감사 표현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잖아요. 단순한 상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사를 표현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이 담긴 감사는 일회성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이 경험을 통해 감사하는 습관을 기르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마음을 간직했으면 합니다.
Q. 올해 새로운 심사위원장이 되신 나태주 시인님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아름답게 표현되는 예쁜 순간입니다. 나태주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결이 감사편지 공모전에 참여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좋은 영향을 주실 거라 믿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감사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 나태주 시인

공주 풀꽃문학관에서의 나태주 시인(2025. 2. 18.)
Q. 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공주에서 시를 쓰며 살고 있는 나태주입니다.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고, 최근에는 풀꽃문학관을 운영하며 문학을 통한 치유의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Q. 교직 생활 중 받은 감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첫 전신마취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을 때 병문안 오신 한 학부모 말씀이 기억나요. ‘선생님은 꽃집 주인입니다. 그런데 꽃집 주인이 아프면 어떡합니까.’ 그 한 마디가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어요. 처음으로 선생님이란 직업을 다시 생각해 본 순간이죠. 학교는 꽃집이고, 선생님은 그 꽃을 가꾸는 사람이라는 걸요.
Q. 나태주 심사위원장님에게 ‘감사’란 무엇인가요?
감사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죠. 감사하면 만족할 수 있고, 만족하면 기뻐질 수 있으며, 기쁨은 행복이 됩니다.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러므로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우리가 행복으로 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해요.
Q. 심사위원장님께서 감사편지를 전하게 된다면, 어떤 분께 드리고 싶으신가요?
제가 감사편지를 전할 분들은 세상에 계시지 않아요. 제 마음 속으로 혼자 써야 할 것이고, 책에 넣어 영혼이 오셔서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초등학교 4~5학년 때 담임이셨던 황우현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저를 ‘그림 잘 그리는 아이’라 칭찬해주셨고, 그 덕분에 상도 받을 수 있었어요. 그 후로 저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죠. 가난하고 힘든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선생님이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지금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미리미리 감사의 마음을 전하시길 바랍니다.

제10회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 발대식에 참석 중인 나태주 시인(2025. 3. 11.)
Q. 감사편지 공모전 심사위원장으로서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실 계획인가요?
‘아이의 글인가’, ‘진심이 느껴지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너무 멋지고 교과서 같은 문장보다는 서툴러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한 편지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솔직한 감정이 담긴 글, 그 진심을 찾는 것이 저희 심사위원들의 역할이겠죠.
Q. 마지막으로, 초록우산 뉴스레터 구독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초록우산 후원자님들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분들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아이들의 삶을 바꾸고, 그 아이들이 또 다른 사람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해요. 여러분이 만들어 가는 초록빛 세상이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감사하는 문화가 퍼질수록, 세상은 더욱 밝고 따뜻해질 거예요.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축하합니다.
두 심사위원장님의 말씀처럼 감사는 순수한 감정이자, 행복의 시작입니다.
제10회 초록우산 감사편지 공모전이
아이들과 세상을 이어주는 따뜻한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