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74화 <아빠의 마지막 당부>
| 2024년 9월 21일(토) 18:00~18:55 KBS 1TV |
어른이 되고 싶은 소년 가장 주완이
장사 준비가 한창인 새벽의 수산시장. 바쁜 상인들 사이, 능숙하게 수레를 밀며 물건을 배달하는 열여섯 소년 주완이가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주완이는 수포성 각막증으로 오른쪽 눈이 실명된 할머니 대신 살림을 도맡고, 지적장애가 있는 2살 터울의 동생도 챙겨야 하기에 쉴 틈이 없습니다. 이처럼 열여섯 남학생의 하루가 학업이 아닌 아르바이트와 살림으로 바쁜 이유는 바로 아빠의 마지막 말을 지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3년의 폐암 투병 후, 2년 전 세상을 떠난 주완이의 아빠. ‘이제 네가 가장이니 가족들을 잘 부탁한다’라는 아빠의 마지막 당부는 주완이에게 큰 부담과 함께 책임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버스로 한 시간가량 걸리는 특성화고등학교로 진학한 주완이는 지금 형편엔 대학에 다닐 시간도 아깝다며 일찍이 조기 취업을 택했습니다. 가족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주완이는 하루빨리 어른이 되어 가족을 돕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아들을 떠나보내고 몸도 마음도 지친 할머니
주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이혼한 아들과 어린 손주들을 집으로 들인 할머니. 갑작스러운 아들의 암 투병 이후 눈물 마를 새 없던 할머니는 사실 대장암, 관절염, 당뇨까지 하며 본인 한 명 건사하기도 힘든 몸으로 아들과 두 손주를 챙겼습니다. 스스로 돌볼 새가 없던 탓이었는지, 아들이 떠난 뒤 몸도 마음도 지치면서 오른쪽 시력과 건강까지 잃은 할머니.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했던 일이라 한들 자식 먼저 떠나보낸 마음이 괜찮을 리가 없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엄마 건강을 먼저 챙기고, 끝까지 부족한 살림 하나라도 더 살피다 떠난 아들. 할머닌 아직 유품 정리도 끝내지 못한 채 매일 아들을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떠난 사람을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할머니 걱정에 살림을 도맡고 새벽 아르바이트까지 다니며 애쓰는 손자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 보는 할머니. 흐릿한 눈으로 부업에 나서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등 할머니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어깨에 짊어진 가장의 무게
씩씩한 주완이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습니다. 아빠의 투병 생활을 지켜보면서 매일 이별의 불안감을 느낀 주완인 아빠가 떠난 뒤 학교에 다니기도 힘들 정도의 심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할머니와 동생을 생각하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주완이는 직접 센터에 찾아가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하여,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제 나이처럼 놀고,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주완이에게 지금은 가족들을 위하는 게 우선입니다. 또래보다 느린 동생 공부도 봐주고, 학교생활도 챙겨주고, 집안일도 하려면 다른 생각 할 틈이 없다는 주완이. 특히 자신이 항상 본인의 곁을 지키며 기다려 준 할머니를 생각하면 어서 힘을 내 할머니의 든든한 손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본인이 할머니의 건강도 챙겨드리고 동생의 곁도 지키고 싶다는 주완이.
서로를 위하는 세 식구의 마음이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여러분이 응원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