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는 초능력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돕는 ‘초록빛 능력’말이죠! 9월 뉴스레터 현장소식에서는 9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초록우산 사회복지사의 초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초록우산 경기북부지역본부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초록우산 경기북부지역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선종 사회복지사입니다.
초록우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으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던 중 좋은 기회로 약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2013년 재단에 입사하였고, (前)포항종합사회복지관과 홍보실을 거쳐 현재는 경기북부지역본부에서 복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복지 업무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현재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경기북부 지역에는 11개 시군이 있는데 이 중 김포, 연천, 양주, 남양주 네 곳의 기본생활지원 등 사례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재능 있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아이리더’ 인재양성사업을 경기(고양) 지역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지원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례관리: 지역 내 다양하고 복합적인 어려움을 가진 대상자(아동)을 발굴하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 및 지원하는 통합적인 서비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아동은 누구인가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볼 때 사회복지사로 참 보람을 느끼는데요. 그중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의 꿈을 갖고 있는 태은이(가명)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년 동안의 육아휴직에서 복직하고 새로운 업무를 맡으니 ‘경력단절’이라는 말이 체감되었습니다. 업무에 적응하려 했지만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달팽이처럼 천천히 가도 어느 순간 1cm나 2cm 앞으로 가 있는 것처럼, 천천히 갈 수 있지만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는 태은이의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태은이는 평일 7시에서 10시,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각각 20개씩 5set, 품새 5장부터 십진까지 5set, 근력운동은 팔굽혀펴기, 버피테스트, 플랭크 등 20개씩 5세트를 한다고 해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나태해진 제 마음도 뜨거워짐을 느꼈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려고요’라는 아이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맴돌고 있습니다. 저도 일을 즐겨보려고요(웃음)


조금은 특별한 활동도 하신다고 들었어요. 출장 때는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고, 영상도 직접 만드신다고요!
사회복지 업무의 기본은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른 사회복지사들도 공감하실 텐데 상담을 하든 지원을 하든 업무의 70~80%가 기록, 즉 페이퍼워크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저는 기록을 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가 아니라 좀 살아있는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비로 촬영 장비 및 편집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현장에 나갈 때는 사진 촬영도 하고, 주민과 아이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사업 소개 영상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재단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 시절부터 과장이 된 지금까지 기록을 남긴 지도 10년이 넘었는데, 만든 영상만 200개가 넘는 것 같네요.
이 외에도 기록의 연장선상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이나 인사이트 등을 언론매체에 기고하거나 개인 블로그 및 SNS채널에 꾸준히 남기고 있습니다.

과장님 블로그 글 중 “재단에 시간을 쓰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쓰러 온다”라는 말이 매우 인상 깊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재능, 과장님의 초능력은 무엇인가요?
저의 초능력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누군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평소 제가 재단에 필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했고,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사회복지사가 되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결국 아동이든, 후원자든, 주민이든 사람과 연을 맺고 그 사람들의 마음속에 제가 살아가는 거거든요.

재단 입사 후 ‘아이들이 행복한 구룡포 마을 만들기’ 지역사회개발 사업을 첫 업무로 맡게 되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며 일을 했습니다. 어촌 마을이라 후원자 대부분이 어민들이었는데, 그분들의 생생한 삶을 경험하기 위해 새벽 4시 배가 들어오는 항구를 서성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듣고 기록했죠.
이후 홍보실에서는 기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삶 속으로 들어갔고, 경기북부지역본부로 와서는 아이리더 아이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누군가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일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과 사회복지사로서 고충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을까?’,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고민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또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회복지가 전문분야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말 다양한 일을 해야 하거든요.
복지관에 근무할 당시 후원받은 쌀이 몇백포씩 들어오고는 했는데, 그러면 한 일주일 동안 직접 쌀 배달을 했습니다. 때로는 배달기사도 되고, 상담사도 되고, 사진사도 되고 하다 보니 사회복지사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고민이 문득 떠오르고는 했죠. 현장에서 꿋꿋하게 일하고 계신 모든 사회복지사분을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즘에는 복지 정책이 많이 좋아져서 집이 어려워 치킨을 먹지 못한다던가 하는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결핍의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스튜디오에서 아이리더 친구들의 프로필사진 촬영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촬영을 하면서 정말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은 증명사진을 찍어서 핸드폰 뒤에 넣어놓고 친구들한테 하나씩 나눠주고는 하는데, 비용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드디어 다른 친구들이 해보는 걸 자기도 할 수 있어서 기뻤다는 거예요.
저는 이런 결핍에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Responsibility(책임감)’라는 영어 단어가 ‘Response(응답)’ 와 ‘Ability(능력)’의 합성어이거든요. 아이들의 마음에 응답하고, 또 이런 아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하는 후원자님들의 마음에 응답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사회복지사로써 아동과 후원자 사이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꿈을 위해 마음껏 도전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