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전부, 4개월 지우(남/가명). 그러나 엄마 눈에 맺히는 지우의 모습은 안개 속 세상처럼 흐립니다.
엄마 소연 씨(가명)는 선천적 6급 시각장애로 왼쪽 시력은 전혀 없고, 오른쪽 시력은 0.6으로 흐린 안개 속 세상을 살아갑니다.
아빠도 없이, 엄마를 닮아 한쪽 눈도 보이지 않게, 반 만큼의 세상만 물려준 것 같아 마음 아프지만 지우 앞에서는 늘 밝게 웃습니다.
소년소녀가장으로 자란 소연씨. 골수암으로 어린 시절 일찍 떠나보낸 유일한 가족, 오빠. 기증을 위해 두 번의 골수 검사를 받았지만 수술도 불가할 정도로 전이가 진행 된 오빠는 어린 동생의 골수를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허벅지까지 암이 전이 돼 병원에서 생살을 깎아내며 하루 하루 버티던 오빠는 결국 소연씨 곁을 떠났습니다.
아기용품이 거의 보이지 않는 협소한 두 칸 공간. 유모차도 없고 바닥에 매트도 깔려있지 않습니다. 가족 없이 자란 엄마에게 지인이 많지 않아 물려받을 곳이 많지 않습니다. 방음이 잘 되지 않아 갓난 아기인 지우의 울음소리에 이웃의 항의도 많이 들어옵니다.
단란한 가정을 꿈꾸며 결혼했지만 행복은 잠시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간 남편은 연락이 두절되어 뱃속의 아이와 단둘이 남겨졌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혼자 찾아간 병원에서 무통주사도 없이 견딘 6시간의 진통. 그렇게 다시 소중한 가족이 생겼지만 생후 일주일 만에 지우는 심장에 난 세 개의 구멍 때문에 수술실로 직행해야 했습니다. 붉고 선명하게 작은 가슴을 가로지르는 수술자국. 심장 추적 검사와 엄마처럼 초점이 맞지 않는 눈에 대한 정밀 검사도 필요하지만 월 100만 원으로 생활하는 가족에게는 적은 검사비용도 부담이 됩니다.
임신 6개월까지 식당 일을 했지만 지금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만성 B형 보균자로 건강도 좋지 않습니다. 임신으로 일을 그만두면서 기초생활수급 책정이 되기 전까지 월세가 밀려 보증금도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좁은 빌라, 초점이 명확하지 않은 소연 씨는 아기를 안고 계단을 내려가기 힘이 듭니다. 빛에 눈이 약한 아기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기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산책" 이라는 엄마.
학창시절 육상 선수로 활동했지만 양 발목을 크게 다쳐 포기해야 했던 꿈. 엄마에게 삶의 기쁨은 늘 길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선물처럼 가족을 다시 얻고 갖는 소망, 지우를 유모차에 태워 봄길을 산책하는 것. 응원과 사랑으로 함께해주세요.
아기용품 구입비, 병원 통원 교통비와 본인부담의료비 등 생계 지원 시각장애가 있는 엄마, 심장질환이 있는 지우, 두 가족이 안전하고 위생적인 곳에서 생활하도록 주거 지원 기타 국내 빈곤가정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데에 지원됩니다.
총괄기획_김이영, 사진_장성민, 글_노희연, 디자인_임희경 copyright@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수정 및 무단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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