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 자라는 꽃 "할머니가 아픈 게 제일 싫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는 내 곁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랜시간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엄마, 아내를 잃고 매일 술로 지새우다 결국 쓰러져버린 아빠. 알코올성치매 진단을 받고 입원한 아빠는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세 살 해민(가명)이는 팔순을 넘긴 할머니와 단둘이 남겨졌습니다.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들의 장기입원, 며느리의 사망. 할머니는 수급비로만 생활해야 하는 불안정한 형편과 아들의 건강, 손자의 양육에 대한 걱정까지 홀로 떠안아야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할머니를 살펴요. 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걸 지켜보고, 할머니 숨소리도 듣고” 어린 나이에 엄마와의 이별을 경험한 해민이는 곁에 남은 유일한 사람인 할머니가 조금씩 쇠약해지는 걸 보는 게 두렵습니다.

빨래도, 식사 준비도 해민이의 몫이 되었지만 할머니를 쉬게 해드릴 수 있으니 힘들지 않다는 해민이. “집안일 하는 게 힘들다기보단 재미있어요. 소꿉놀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귀엽고 부지런한 손자 역할이예요.”

“ 할머니가 아픈 게 제일 싫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또 내 곁을 떠날까 봐 무서워요. ” 이가 약한 할머니를 위해 부드러운 음식을 만들고 의사선생님이 하는 속상한 이야기들을 행여 숨기실 까봐 할머니의 유모차를 밀고 병원에도 꼬박꼬박 함께 갑니다.

코로나19로 면회조차 힘든 아들 생각이 사무치는 날엔 불 꺼진 밤에 몰래 눈물을 훔치시는 것, 쇠약해진 자신이 어린 손자에게 짐이 될까 한 없이 미안해 하시는 것, 말하지 않는 할머니 마음도 모두 헤아리는 열세 살 아이. “엄마, 아빠가 옆에 있었더라면 더 많이 사랑 받고 예쁨 받으며 살 텐데…” 결핍이 행여 상처가 될까, 어린 마음에 그늘이 질까 주고 또 줘도 부족한 것만 같은 할머니 사랑.

유난히 아빠 생각이 났던 날 한달음에 달려간 병원. 1년 만에 보는 아빠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와 할머니에게 미주알고주알 전하는 예쁜 마음. “할머니, 아빠 웃고 있잖아. 많이 건강해진 것 같죠? 아빠 퇴원하면 내가 김치 부침개 해드릴 거예요. 아빠도 할머니처럼 내가 만든 부침개 좋아하겠죠? 아빠도 할머니 많이 보고 싶대. 사진 찍어서 아빠한테 보내 줄래요.” 

“하늘 구경하는 게 좋아요. 하늘은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다 보여주니까요.” 아빠가 돌아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게 되길, 할머니의 얼굴에 드리운 걱정의 그늘이 빨리 걷히길. 아직은 구름 뒤에 가려져 있는 예쁜 하늘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해민이는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살갑게 한 번 안아 주지도 못하고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려 ‘감기 걸린다, 외투 입고 가’ 무뚝뚝하게 건네는 아빠의 걱정, ‘내가 더 챙겨줘야 하는데 갈수록 힘에 부쳐서 어떡하나…’ 잠든 해민이를 애틋하게 쓰다듬는 투박한 할머니 손. 소박하지만 진실된 마음들이 피워낸 작은 꽃, 아이는 오늘도 예쁘게,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가족의 하늘에 드리운 구름이 걷힐 때까지 따스한 햇살을 나누어주세요.

현재 해민이 가정에는 아동이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신체적, 정서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보호자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입니다. 수급비로만 생활해야 하는 상황으로, 해민이와 연로한 할머니, 장기입원중인 아빠가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도 있습니다. 가장이 건강을 되찾고 가족이 정서적 안정 속에서 자립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때까지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을 나누어주세요.

후원금 사용 계획 가족의 노후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 개보수비,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해민이의 보육비, 근로소득이 전무해 수급비로 생활하는 가족의 생계비, 해민이의 자립 지원금 마련 기타 국내 빈곤가정 아동들의 건강한 장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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