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채원이가 지켜야 하는 가족

뇌졸중을 앓는 팔순의 할머니와 대장암 3기의 아빠. 겨우 열일곱, 홀로 짊어진 돌봄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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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 밥 먹자. 한 술이라도 더 먹이려 밥상 위를 분주히 오가던 주름진 손. 매일 머리맡에서 불러주던 ‘산토끼’ 노랫말. 양갈래 머리를 야무지게 묶어주던 투박한 손길. 행여 엄마의 빈자리를 느낄까. 무한한 애정으로 예쁘게 피워낸 꽃같은 손녀딸. 채원이의 유년시절은 엄마가 아닌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덮친 불행. 훌쩍 자란 채원이를 보며 한 숨 돌릴 새도 없이 갑작스레 아들을 찾아온 불청객. 할머니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는 아빠의 곁을 묵묵히 지켰습니다. 자신의 몸은 돌볼 새도 없었던 탓일까. 돌연 쓰러져 뇌졸중 판정을 받은 할머니는 거동도, 의사소통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채원이의 몫이 된 가족 돌봄. 채원이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갑니다. 할머니를 씻기고, 식사를 챙기고 매일 함께 산책에 나서며 할머니를 살뜰히 돌보는 채원이. 힘겨운 수술, 더딘 항암치료로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아빠의 미음 준비도, 아빠가 힘에 부쳐 못다한 농사일을 돕는 것도 채원이 몫입니다.
시간이 나한테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어요. 가족들이 모두 잠든 후에야 펼쳐보는 문제집. 소중한 가족을 돌보는 것도,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채원이는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피곤함도 불안도 느끼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나한테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조금 더 최선을 다할 수 있게, 그리고 좀 더 오래 함께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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