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케어러(Young carer)
가족을 돌보는 아이들

뇌졸중을 앓는 팔순의 할머니와 대장암 3기의 아빠
열여섯 현지가 세상 가장 사랑하는, 그래서 지켜내야 하는 가족
할머니는 언제나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었습니다.
4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아빠의 투병을
곁에서 지킨 것도,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현지를 보살핀 것도 할머니였습니다.
언제까지나 현지와 아빠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강인한 할머니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시련.
작년 여름, 갑자기 쓰러져 뇌졸중 판정을 받은 할머니는
편마비가 와 한 쪽 시력을 잃고 혼자서는
거동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언어장애로 가족과의 대화나 의사소통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병상에 계신 할머니를 씻기고 식사를 챙기고,
매일 함께 산책에 나서며 할머니를 살뜰히 돌보는 현지.
그간 받은 사랑이 너무 커
할머니를 위한 어떤 일도 힘들지 않다는 현지는
할머니의 시간이 조금 더 천천히 흐르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논을 임대해 농사를 지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빠는
4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힘겨운 수술, 더딘 항암치료를 겪으며
10kg이 넘게 살이 빠져버린 아빠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아빠를 위해
현지는 아침마다 음식을 잘게 갈아 미음을 만듭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다음에야
펼쳐보는 문제집..
다른 친구들처럼 학업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
조급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나한테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어요.
											아빠와 할머니를 돌보는 것도,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저에게는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니까.

아빠가 암 판정을 받은 후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이 너무 간절한 현지.
세 가족이 건강한 모습으로
걱정 없이 웃을 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
그 시간을 영원히 붙잡고 싶은 현지의 마음.
현지의 편지, 편지 내용은 아래 참고
TO. 아버지 언제까지나 내 옆에서 웃고 계실 줄 알았던 할머니가 쓰러지셨을 때 너무 속상하고 눈 앞이 캄캄했어. 우리 가족이 얼마나 행복해지려고 이럴까? 나는 우리가 큰 행복을 찾아가는 길 중 잠깐 쉬고 있는 거라 생각해. 우리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 아빠

또 다른 영케어러 이야기

“ 내 아빠니까.내가 아니면 아빠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

19살, 친구들은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준비하느라 고군분투 중이지만,
열아홉 지훈(가명)이에게 대학은 먼 이야기입니다. 사업 실패와 이혼 이후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빠는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혼자서는 무엇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지훈이는 엄마의 손길을 그리워할 새도 없이
아빠의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아빠의 작은 심부름부터 집안 일, 엘리베이터가 없는 집에서
전동 휠체어로 외출을 돕는 일, 무엇 하나 지훈이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내년이면 스무 살이 되는 지훈이에게도 건강한 자립이 필요합니다.

“ 사실은 요리학원에 다니고 싶어요 ”

이혼 후 연락이 되지 않는 엄마와 간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한 아빠,
나만 바라보는 어린 동생. 공과금과 월세 체납이 잦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집.
고등학교 2학년 영철(가명)이는 하루 하루가 두렵기만 합니다.
월세와 전기세 걱정을 안 해본 삶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얼마 전 영철이의 유일한 버팀목인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비용이 없어 장례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영철이는 ‘요리사’의 꿈을 위해 요리학원에 다니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동생을 생각하면
바로 취업을 해야만 하고 꿈을 꿀 여력 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을 부양하며 학업도 병행해야 하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영 케어러.
지난 해에는 월세와 도시가스 비용도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22세 청년이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자택에서 돌보다가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간병 살인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홀로 진 채 꿈과 미래를 유예하고 포기해야 하는 삶.
어린 시절 떠안게 된 돌봄 부담은 아동의 생애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영케어러(Young Carer)

장애 · 질병 · 정신질환 · 약물 · 알코올 등 문제를 가진 가족이나 친척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18세 이하 아동 · 청소년을 말합니다. * 출처 : 영국 「 아동 및 가족법 2014 」

해외 주요 국가들의 영케어러 지원 제도 내용
  • 영국
    • 2014년 아동 및 가족법(The Children and Families Act 2014)제정
    • 도움이 필요한 영케어러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반드시 기울여야 한다는 지방정부 역할 규정
    • 만 16세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당 최소 35시간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간병인 수당 지급
  • 일본 사이타마현
    • 2020년 3월 일본 최초로 영케어러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
  • 아일랜드
    • 케어러 웰빙리뷰(Carer Well-being Review) 진행
    • 영케어러의 돌봄역할, 자신을 위한 시간, 가정생활, 경제적 어려움, 평소 감정, 건강, 학업 또는 근로 상황 파악
    • 영케어러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영케어러 그룹 운영 및 도서구입 할인 등 ‘영 케어러 카드‘ 발급
  • 호주
    • 25세 미만의 전일제 학생 또는 견습생에 대해 청소년수당 지급
    • 12~25세 영케어러를 위한 학비보조 프로그램 운영

출처 - 국회 입법조사처의 해외 영케어러지원 제도와 시사점 보고서

영케어러들이 또래 집단과 같은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해외 국가들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들에 대한 법적, 정책적 인지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영케어러에 대한 국가의 인식 · 정책 대응에 따라 국가별 수준을 1단계(통합적 · 지속가능정책의 완비)에서 7단계(무반응)까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7단계인 무반응 국가 그룹에 속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일이
한 아이의 오롯한 짐이 되지 않도록 도우려 합니다.

가족을 지키는 일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되지 않도록,
현지가 가족과의 남은 시간을 더없이 아름다운 기억들로만 채울 수 있도록.

후원금 사용 계획

  • 01. 가족의 부양 완화를 위한 자원연계
    • 생계비 지원
    • 요양보호제도, 가사 서비스 등
      가정에 필요한 지역사회 자원 연계
  • 02. 자립을 위한 자원연계
    • 자립성장비 지원
    • 심리 및 정서 의료비 지원
    • 학습 성장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 연계
    • 취업 및 진학 프로그램 지원
  • 03. 정책 및 제도 개선
    • 정책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옹호활동 전개
학생으로, 가족의 보호자로 하루에 두 명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목소리 영케어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캠페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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