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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경북교육감상] 할머니 손자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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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께


안녕하세요. 저 손자 민승이에요. 오늘 학교에서 감사한 분께 편지쓰기 행사를 했어요.
소방관 아저씨, 경찰관 아저씨, 지킴이 아저씨, 선생님 등 많은 분들을 떠올려 봤는데 그때 문득 할머니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늘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힘써주시는 분들, 저희들을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 모두 많이 감사하지만 저는 할머니가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


혹시 얼마 전 아침이 생각 나세요? 아침부터 동생이랑 싸우고 밥도 잘 먹지 않고, 짜증을 내서 할아버지께 야단맛고 속상한 마음에 챙겨주시는 물통도 그냥 두고 와버렸어요. 학교에 와서 물통을 안가져왔다는걸 알게 되니 괜히 목이 말랐어요. 그때 할머니께서 천사같이 나타나셨죠.


혹시라도 얼음이 녹을까봐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비닐봉지에 꽁꽁 묶어서 더운날에 물도 안마시면 어떡하냐고 하시면서 물통을 건내주셨어요. 1층에 가면 시원한 정수기가 있어 안오셔도 괜찮은데 말이에요. 깜짝 놀라는 저에게 환하게 웃어 주셨어요. 집에서 학교까지 천천히 걸어와서 괜찮다고 하셨지만 땀도 나고 얼굴이 빨간 것을 보니 급하게 뛰어오셨던 것 같아요.


지난 법 갑자기 비가 많이 오던 날도 기억나세요? 우산을 챙겨가라고 하셨는데, 이슬비만 내리고 우산 챙기는 것도 귀찮아서 우산을 두고 갔어요. 그런데 2교시쯤 비가 많이 내렸어요. 우산을 나두고 온 것을 후회하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쉬는시간이 되니 뒷문이 여리면서 할머니께서 오셨어요. 여전히 환하게 웃으시면서 건내주신 우산. 할머니의 옷은 비에 많이 젖어 있었어요. 그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부끄러워서 말씀 못드렸지만,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동생과 싸우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도 잘 들을게요.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회사를 다니시느라 바쁘셔서, 동생과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늘 많이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할머니! 저는 할머니 손자로 태어난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나중에 제가 크면 멋진 집도 지어드리고 예쁜 반지도 사드릴께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할머니!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2018년 7월 18일
세상에서 가장 예쁜 할머니께
세상에서 가장 멋진 손자 민승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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