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방글라데시 다카 엿보기: 파견직원 후기

2024.04.05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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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아첸?(벵골어로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2023년 2월에 방글라데시로 파견되어 1년 3개월째 Compliance Advisor로 일하고 있는 박슬아라고 합니다. 방글라데시는 서남아시아에 속한 국가로 인도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위치해 있는데요, 대한민국(남한)보다 1.5배가 조금 안되는 국토 면적에도 불구하고 약 1억 6940만 명(대한민국의 약 3배)이라는 어마어마한 인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사무실이 위치한 방글라데시의 다카에 살고 있습니다. 수도인 다카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풍경인데 도시 중심부는 높고 쾌적한 빌딩과 보도블록이 깔린 길이 있고, 외곽에는 시멘트 건물과 판자 지붕 집, 흙 길을 볼 수 있어요.

 

제 일터를 소개합니다

 

사진1. 다카 사무실 제 자리에요. / 사진2. 사무실의 희! 신규직원을 환영하고 있어요!

 

저는 에듀코(Educo)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엥? 초록우산에서 파견된 직원인데 왜 다른 기관의 사무실에서 일하냐고요? 초록우산과 에듀코는 같은 국제어린이재단 연맹(ChildFund Alliance) 소속의 기관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업 국가에서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함께 일하기도 한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사업은 에듀코 직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 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사업은 아동 노동자 학교를 설립해서 빈민가에 거주하는 아동들이 초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중등학교 진학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어요. 이 사업을 통해 현재 8개의 학교에 100명씩, 총 800명의 학교를 다지니 못했던 아동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동들이 3학년이 되었답니다. 저와 동료들은 프로그램 운영 지원, 예산 사용 검토, 사업 모니터링 및 평가 등을 통해 학교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사무실에서 저와 가장 친한 동료 압살(Afzal) 씨는 저랑 같은 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매니저인데, 엄청난 추진력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있으세요! 제가 현지에서의 상황이나 업무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이랍니다! 그 다음으로 저와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직원은 회계 담당자이신 프로비(Probir) 씨에요. 프로비 씨는 숫자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다루시고 엑셀과 회계 프로그램에 능수능란하신 재정 전문가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따스한 햇살 같은 동료, 타미나(Tahmina)씨는 사업 홍보와 콘텐츠 제작을 도와주시는 분인데요! 정이 많고 유머러스하셔서 제가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고 의지하고 있는 언니랍니다. 사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제가 유일한 외국인 직원인데도 사무실의 희로애락을 함께 공유한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일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 외근!!

 

사진3. 진흙에 신발이 빠져서 걷기가 어려워하니 알잡씨가 기다려주셨어요

 

제가 맡은 사업은 다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유사 사업을 관찰하고 배우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외근을 다니는 것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에 출장 기회가 생기면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초등교육 사업과 비슷한 학교 모델을 보기 위해 콕스 바자르(Cox’s bazar) 지역에 있는 브릿지 스쿨(Bridge school)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브릿지 스쿨은 아동 노동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이 다시 정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참고로, 제가 맡은 사업의 학교 이름도 브릿지 스쿨이랍니다! 콕스 바자르 지역에서는 ADEY Foundation의 후원으로 2021년부터 2개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8월은 방글라데시에서 우기에 해당하는 계절이라 비가 많이 왔었는데, 당시 방문한 동네는 지대가 낮아서 깊은 곳은 빗물이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왔어요. 지대가 낮다 보니 그 동네에는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먼 곳까지 학교 다니기 어려워하는 상황이었는데, Bridge school이 만들어져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고 해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학교에 가는지 물으니, 등교 시간에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나룻배로 아이들을 픽업한다고 해요!

 

사진4. 빗속을 뚫고 가서 볼 수 있었던 학교에요. 어둡고 눅눅한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어요

사진5.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은 항상 행복해요

 

방글라데시에서 살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 언어 배우기!

 

해외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배워두면 가장 요긴한 것은 그 나라의 언어인 것 같아요. 언어를 통해 일상생활이 편리해지는 것도 있지만, 그 나라의 여러 가지 모습을 배울 수 있거든요. 벵골어에도 방글라데시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있어서, 배울 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저는 지난 5개월간 벵골어 과외 선생님을 통해 물건 사기, 길 찾기를 위한 간단한 표현부터 방글라데시 속담까지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재미있게 배웠던 속담 두 개 알려드릴게요.


1. “몬 탄다, 두니야 탄다” 마음이 편안해야 세상(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편안해진다는 뜻의 속담이에요. 부담되는 일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동료에게 이 말을 건네니 활짝 웃더라고요!


2. “가체 까탈, 고프에 떼르” 잭프루트는 나무에 있는데 수염에 기름을 바른다는 뜻의 속담이에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는 한국 속담과 똑같은 표현이라고 보시면 돼요. 한국에서는 떡과 김치가 흔하다면, 아열대기후인 방글라데시에는 잭프루트와 기름이 흔해서 의미는 같지만 다른 표현이 생겨난 것 같아요. 앗, 참고로 잭프루트는 찐득찐득한 겉껍질을 벗겨야 먹을 수 있는데, 손과 입 주위에 기름을 바른 후 먹으면 편리하답니다!

 

사진6,7. 처음 뱅골어를 배울 때는 너무 어려웠어요

사진8. 잭프루트 나무는 이렇게 생겼어요

 

지난 1년간 저는 서남아시아의 낯선 땅에 와서 잘 살아남았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개발협력 현장에서 일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다행히 죽을 고비를 만나는 일 없이 무사히 1년을 보낸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방글라데시에 처음 와본 제가 이곳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방글라데시 분들이 도와 주셨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시는 후원자님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지요! 방글라데시에서 아동 노동에 종사하는 아이들이 차별 없는 교육을 받고 지역주민과 정부도 아동노동의 위해성과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초록우산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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