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업 아동이 간다! - 산불이 앗아간 파란하늘

등록일2022.04.08조회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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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죽변고 장은서 아동청소년 기자가 직접 겪고 바라본

울진 산불의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그 참혹한 현장 속에서

 

지난 3월 4일, 그날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갑자기 교실 전등이 깜빡깜빡 하더니 정전이 되어버렸습니다. 반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담임선생님께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다며 잠깐 나가셨어요. 학생들은 평소처럼 학교 공사 때문에 ‘불을 잠깐 껐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반 친구가 부구 지역에 산불이 났다며 공사 때문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 산불이 나더라도 금방 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선생님께서 들어오시더니 부구에 사는 학생들 모두 짐을 싸서 바로 나오라고 하셨어요. 학교 방송에서도 산불이 점점 내려오고 있어 교통이 끊길 수 있으니 전교생 모두 담임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하교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 심각성을 느끼고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인터넷에 울진 산불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학교 밖으로 나오니 많은 수의 헬기가 연호정 호수의 물을 뜨기 위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울진 산불 관련 뉴스를 보며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에서 가까운 아파트 뒷산까지 불이 왔다고 대피할 준비를 하라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짐을 싸기 시작했고 그때 우리 집이 다 타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포가 밀려왔어요. 동네 주민들이 모두 나와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었고 머리 위로는 여러 대의 헬기들이 물을 나르고 있었어요. 엄마와 함께 이모 집으로 대피했고 아빠는 집에 남아 집과 그 주위에 계속 물을 뿌렸습니다. 이모 집에 가 있는 동안 사촌 동생과 계속 밖에 나가 저 멀리 산에서 불이 타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사진> 아동이 직접 촬영한 울진 산불피해 현장사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잿빛 하늘이 무엇인지 직접 보고 이해하게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늘이 모조리 재로 뒤덮여 파란 하늘을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뉴스에서는 울진에서 시작되던 산불이 삼척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불길을 잡기 더욱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불이 이리저리 튀어 꺼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피어오르고 또 다른 곳에서 시작되어 온 산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행히도 소방관분들과 여러 가지로 애써 주셨던 많은 분들 덕분에 울진 읍내까지는 불이 넘어오지 않아 무사히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산불대형화와 기후위기와의 연관성

 

기다리던 등교 날이 되어 등교 준비를 하던 중 목이 조금씩 통증이 느껴져 공기청정기를 틀어보았고, 평소의 10배 정도인 최고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아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재학 중인 죽변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울진의 부구중과 죽변중학교도 산불로 인한 연무로 인해 전교생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부구초는 재량 휴업을 결정하고 비상 돌봄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집 근처 도로 옆 산을 보니 나무는 멀쩡해 보였지만 흙과 뿌리 부분이 새까맣게 다 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여기 뿌리가 다 탔으니 이 나무들은 다 죽을 것이라고 베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다른 곳도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니 서글퍼졌어요. 울진은 소나무가 경복궁 재건할 때 사용할 정도로 유명하고 좋은데 그게 타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소나무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불이 붙으면 더 오래 타고 다시 잘 탄다는 특징이 산불이라는 상황에 가속도를 더 한다는 사실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아동 집 근처 산에서 촬영한 산불이 휩쓸고 간 흔적

 

또한, 우리의 공기를 맑게 해주는 자연물인 나무가 어쩌면 우리의 실수 때문에 축구장 3만 5,000여 개 크기에 달하는 엄청난 면적의 나무들이 싹 탔다는 소식이 매우 충격이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존재가 타 버려 없어지고 심지어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재와 함께 우리의 공기를 탁하게 만드니까요.

 

“산불이 지나간 현장의 모습은 엄청 참혹했어요.

눈앞에 보이는 산에 있는 나무들이 죽어 초록색이어야 할 나뭇잎들이 모두 가을 산처럼 갈색으로 변해 있었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나무들이 까맣게 타 그냥 잿더미가 되어 있었고, 그 주변에 집들도 타 무너져 있었습니다.

 

그 산불이 산들과 나무만 태운 게 아니라 거기 살던 주민들의 가슴까지 모두 태웠다는 참혹함을 눈으로 목격했어요.

우리가 환경을 지키지 못할 때 기후는 자꾸 변화하고 지구는 점점 아파할 것이며

우리는 이 공포스러운 재난을 계속 겪어야 할 거예요”

 

산불의 규모가 커지게 된 배경에는 50년 만에 찾아온 극단적인 겨울 가뭄과 강풍 등 이상기후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산불을 직접 겪으며 “이번에 그렇게 건조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바람이 세게 불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후변화는 대형 산불의 원인이자, 대형 산불은 또다시 기후변화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울진 산불이 나와 우리에게 준 변화,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우리의 미래
 

이번 산불은 정말 많은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많은 이웃들의 집을 모두 태워 사람들을 갈 곳 없게 만들었고 그분들이 지켜오던 가축과 공장, 재산들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태운 만큼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며, 지구환경과 아동인 우리들 스스로를 기후위기로부터 지키기 위한 대응방안들과 실천방법들을 배우고 알리고 싶은 마음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기후환경교육 ‘그린캠페이너’에 올해 하반기 경 참여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아동인 우리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행동들을 이끌어주고 실천하여 기후 위기로 침해된 우리들의 권리와 미래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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