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물 [초록우산 후원자 분야별 최고 기록] 최장기간부문 최정남 후원자

2020.09.182,266

글_후원서비스본부 유혜민

후원자님 안녕하세요? [초록우산 후원자 분야별 최고 기록] 최장기간부문 1위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무려 44년 8개월 동안 나눔을 이어오셨어요.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전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서 그냥 작더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는데, 신앙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무언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어려운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죠.

1976년에 후원을 시작하셨는데요. 어떻게 후원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느 날 회사로 공문이 왔어요. 불우아동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그때가 70년대니까 다들 열심히 일하는 때였거든요. 그래서 사실 후원이라는 걸 많이 하던 때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회사에서는 못하더라도 내가 해봐야겠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후원을 한다고 했더니 아이 소개서가 오더라고요. 시설에 있는 아이였는데 딱 마음에 들어왔어요. 인연이랄까? 누군가 내게 맺어준, 나와 맺어진 인연이잖아요. 그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싶었어요. 제가 힘닿는 데까지 지속해보자 했던 작은 마음이 어느덧 이렇게 긴 세월이 흘렀네요.

긴 세월동안 이어진 인연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저는 편지도 잘 안 썼어요. 글재주도 없고요. 그런데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시설 이름이 눈에 딱 들어오는 거예요. 제 결연아동이 있는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아이가 잘 있는지 궁금해서 잠깐 들어가 봤어요. 여차저차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고 하니 선생님이 한 아이를 부르시더라고요. 사진 속에서 쑥스럽게 웃던 아이의 밝은 얼굴을 마주하니 마음도 따듯하고 뭔가 모르게 안심이 됐어요. 그냥 그렇게 잠깐 인사하고 나왔는데, 그 기억이 나네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시기인데 우선 건강해야죠. 저도 아이들도 후원자들도 또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직원 분들도 모두 건강해야 계속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그것이 또 서로를 위한 일이니까요.

후원자님 말씀처럼 모두 건강하게 이 시기를 잘 지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내가 후회 없이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거예요. 작지만 꾸준히 나누는 것, 적은 액수라도 우리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잖아요. 그게 좋은 것 아닌가요?

참 감동이 되는 것은 아이가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거예요. 어린 시절부터 아이가 자라는 순간을 함께하는 것, 참 보람 있고 뿌듯해요. 든든하다고나 할까요? 저는 그저 인연을 맺어 준 것 밖에는 없는데 아이들이 참 잘 자랐어요. 그게 참 고맙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제가 44년 넘게 함께 했지만 참 믿음직하고 한결같은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후원자님의 따뜻한 음성이 귓가에 맴돕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중년의 시기로 접어드는 시간 44년 8개월, 세월이 전해주는 깊이는 아이들의 마음에도 잊지 못할 따뜻함으로 새겨졌겠지요. 아이들의 곁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해주신 최정남 후원자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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